“북한TV에는 사투리가 없다?”모든 매체,평양말만 사용

입력 2015-04-10 05:57

남한의 중심지인 서울말에 비해 북한말은 억양이 세고 약간 드센 감정이 표현되는 높은 톤을 낸다.

평양은 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지방 사람들은 평양 사람들의 말투를 가리켜 '평양깐드래'라고 부른다고 10일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보도했다.

투박한 내륙지방 말투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리는 평양말은 모든 행사와 영화, 뉴스의 기본용어로 사용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20대 탈북 여성은 “남한 드라마에는 부산사투리나 전라도사투리가 꾸밈없이 방영된다”며 “북한 같으면 TV에서 지방사투리로 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뿐 아니라, 기록영화(다큐멘터리)에도 지방말은 한 마디도 들을 수 없다”고 증언했다.

이 탈북자는 “평성방직공장에 다닐때 조선중앙TV에서 소개영화(다큐멘터리) 촬영을 온다고 직장장과 세포비서에게 평양말을 연습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당비서의 말인즉 온나라에 보여지는 방송인데 평양표준말로 하는 것이 촬영규정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다른 탈북자는 “평양에서 열리는 선전원강습에서 토론할 때 지방말투 때문에 선전과장에게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며 “분명 머리속에 백번도 더 외우고 무대에 올랐지만 평양말투에 정신이 집중되다보니 토론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진땀을 빼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남한에 와서 탈북자들과 어울리면서 해주말이나 북청말 같은 것을 처음 알았다. 북한TV에서는 오직 평양말만 하니 같은 북한사람들끼리도 지방말을 알아듣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부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