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애도

입력 2015-04-09 20:40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보(悲報)에 정치권은 애도를 표했다. 새누리당은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를 접한 뒤 정치적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 전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나 의혹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여야는 최근 연장된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9일 서면 브리핑에서 “성 전 회장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는데 내가 표적이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원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성 전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유서 내용에서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의 조사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잠시 몸을 담았던 새누리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기업인으로서 입지를 다진 성 전 회장은 2012년 선진통일당 소속으로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새누리당은 성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선에서 언급을 자제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유서 내용이나 여러 가지 정황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한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어떤 상황에 처했었는지를 잘 모르고 검찰 수사 내용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섣불리 뭐라고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동료 의원이었기 때문에 이유야 어찌됐든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성 전 회장의 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그 내용이 어떠냐에 따라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