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우클릭, 유승민은 좌클릭… 갑론을박

입력 2015-04-09 16:55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상대 진영에 한발씩 다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의 의제였던 경제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 원내대표는 기존 여권과 다른 시각을 쏟아내며 ‘신 보수’를 선언했다. 차기 총선을 겨냥한 외연 확대라는 시각과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시도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두 대표의 연설은 당내 후폭풍을 불러왔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새누리당의 원내 지도자가 대표로 발언을 했으면 그건 분명히 당의 입장이고 방향”이라고 두둔했다. 일각에서 “유 원내대표의 개인 의견”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한 반박이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새누리당에선 새로운 보수라는 화두가 제시된 만큼 당분간 노선 재정립에 대한 논쟁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연합은 문 대표 연설에 외연 확장을 위한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지금까지 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주로 정치현안에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문 대표는 경제 이슈에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우리 당의 명확한 어젠다를 훌륭히 접목시켰다”고 했다. 다만 일방적으로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조한 데 대해선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두 사람의 진영 넘나들기가 ‘중원’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데 이견은 없다. 가깝게는 4·29재보선부터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까지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단순히 선거용으로 치부하기엔 내용의 무게감과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권지혜 최승욱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