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상대 진영에 한발씩 다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의 의제였던 경제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 원내대표는 기존 여권과 다른 시각을 쏟아내며 ‘신 보수’를 선언했다. 차기 총선을 겨냥한 외연 확대라는 시각과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시도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두 대표의 연설은 당내 후폭풍을 불러왔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새누리당의 원내 지도자가 대표로 발언을 했으면 그건 분명히 당의 입장이고 방향”이라고 두둔했다. 일각에서 “유 원내대표의 개인 의견”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한 반박이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새누리당에선 새로운 보수라는 화두가 제시된 만큼 당분간 노선 재정립에 대한 논쟁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연합은 문 대표 연설에 외연 확장을 위한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지금까지 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주로 정치현안에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문 대표는 경제 이슈에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우리 당의 명확한 어젠다를 훌륭히 접목시켰다”고 했다. 다만 일방적으로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조한 데 대해선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두 사람의 진영 넘나들기가 ‘중원’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데 이견은 없다. 가깝게는 4·29재보선부터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까지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단순히 선거용으로 치부하기엔 내용의 무게감과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권지혜 최승욱 기자 jhk@kmib.co.kr
문재인은 우클릭, 유승민은 좌클릭… 갑론을박
입력 2015-04-09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