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오픈 프라이머리 추인+산 넘어 산

입력 2015-04-09 16:54
새누리당은 ‘완전국민경선제’ ‘국민공천제’로 불리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내년 4월 20대 총선부터 적용키로 결정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내년 총선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적용된다면 ‘밀실 공천’이 사라지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도입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 오픈 프라이머리가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서 마련한 혁신안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선거권을 가진 일반 유권자가 자기 소속 정당을 밝히지 않고 특정 당의 경선에 참여해 투표할 수 있는 예비선거제도를 의미한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소수 권력자가 쥐고 있던 공천권을 일반 국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소수 권력자의 자의적 공천, 반대파를 숙청하는 공천 학살이 사라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A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B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해 약한 후보를 밀어주는 ‘역선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결함으로 지적된다. ‘경선’과 ‘본선’ 등 두 번의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중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 위해선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오픈 프라이머리를 추인한 뒤 새정치민주연합과 선거법 개정 협상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프라이머리 추인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 대표는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정당 민주주의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반대하고 나설 경우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새누리당 단독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으나 투표인 명부 작성 등 엄청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 힘들 경우 오픈 프라이머리의 정신을 담아 이와 유사한 경선 제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 보고된 오픈 프라이머리 안은 우선추천지역인 이른바 ‘전략공천’을 없애기로 했다. 또 예비선거는 선거일 전 60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에 실시토록 했다.

현역 의원이 유리하다는 지적을 고려해 당협위원장은 예비선거 180일 전까지 사퇴하고,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현행 선거 120일전에서 1년 전으로 변경토록 했다.

또 비례대표의 6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고, 지역구에서도 여성 비율을 30% 이상으로 규정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