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곳곳서 작은 연합이 일어나면 남북통일도 이룰 수 있을 것”

입력 2015-04-09 16:15
혈혈단신으로 한국에 온 탈북민 A씨를 최근 알게 됐습니다. 그는 남한에 있어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때문에 사는 것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A씨를 볼 때마다 “빨리 남북통일이 이뤄져 더 이상 분단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를 보면 남북통일을 이루기도 전에 내부에서도 연합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바로 이때 한국교회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각각 활동했던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와 경기북부기독교총연합회가 통합해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대표회장 강영선 목사)가 8일 출범한 것입니다. 국민일보 종교부 기자로서 최근에 기사화한 교계뉴스 중 가장 기쁘고 뿌듯한 소식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현로 일산순복음영산교회에서 진행된 ‘통합감사예배 및 강영선 목사 대표회장 취임식’은 그야말로 감사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많은 목회자와 관계자들은 감사예배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연합을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영광을 돌렸습니다. 초대 대표회장으로 취임한 강영선 목사를 격려했고, 이번 연합이 성사되기까지 양보와 내려놓음의 미덕을 보인 수석상임회장 소강석 목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증경회장 엄신형 목사는 “경기총 임원진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십자가를 졌기 때문에 연합된 줄로 믿는다”며 “경기총의 연합을 하나님께서 아주 기뻐하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성 고양시장은 축사를 통해 “경기총 통합을 계기로 교계가 남북 통합까지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생각해 보니 연합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이권과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고 한 발씩 양보한다면 얼마든지 연합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 등에서 ‘피스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면 하나 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우리 내부 곳곳에서 작은 연합이 계속 일어난다면 남북통일이라는 창대한 기적이 꿈만 갖지는 않을 겁니다.

경기총의 통합이 한국교회에 연합과 일치의 신호탄이 되길 바라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갈등과 다툼, 분열로 인해 교계 안팎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했던 한국교회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기대해봅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