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4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를 인정했다. 처음으로 발행한 월드컵 출전 백서를 통해서다.
협회는 9일 펴낸 2014 브라질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출전 백서에 냉정한 평가와 반성을 담았다. 5개월간 협회 임원, 지도자, 선수, 언론인 등 47명을 인터뷰하고 외부 컨설팅 업체에 제작을 맡긴 결과다.
백서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했던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전술적 유연성 부족이 실패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대결한 조별리그 H조에서 1무2패(3득점 6실점)로 탈락했다. 조 최하위였다. 우리나라는 세 경기를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치렀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박주영(FC 서울)을 세웠지만 대안은 없었다.
체력 부족도 실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한 골당 대표팀 전체의 전력질주 횟수나 고강도 활동거리가 다른 팀들보다 부족했다. 백서는 “선수들마다 다른 체력을 효율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훈련이 부족했다. 평가전의 횟수도 적정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베이스캠프 선정과 협회 기술위원회의 역할도 문제였다. 대표팀은 브라질 남부 도시 포스 두 이구아수시에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세 경기를 치르면서 이동한 거리는 모두 5152㎞였다. 같은 조에서 가장 길었다. 브라질로 이동하기 직전에 전지훈련을 했던 미국 마이애미는 한여름의 더운 날씨였던 반면 포스 두 이구아수시는 늦가을 날씨였다.
협회는 “개선사항을 실무에 반영해 대표팀 운영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며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대한축구협회, 홍명보호 유연성 부족 인정… 월드컵 백서 출간
입력 2015-04-09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