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진갑용·이호준… 상승세 주도하는 ‘베테랑의 힘’

입력 2015-04-09 16:52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베테랑의 힘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NC는 각각 투타(投打)의 맏형인 손민한(40)과 이호준(39)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손민한은 지난 5일 창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만 40세 3개월 나이에 승리를 거둔 손민한은 송진우(42세 6개월)와 박철순(40세 5개월)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 고령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김경문 감독은 이런 손민한을 생각하면 미소가 저절로 생긴다. NC는 외국인 선수 한 명 추가 보유라는 신생팀 혜택이 올 시즌부터 사라지면서 선발진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불혹을 넘긴 손민한을 선발 라인업에 넣는 모험을 감행했다. 손민한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정확한 제구력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2.13으로 리그 7위다. 김 감독은 9일 “손민한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경험을 토대로 철저한 상대분석을 하는 등 노련미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타선에선 이호준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호준은 벌써 3홈런, 16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무려 0.462다. 타점 1위에 타율과 홈런에서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베테랑답게 꼭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리는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6연승을 달리던 KIA 타이거즈를 맞아 2-2로 맞선 6회초 1사 1·2루에서 조쉬 스틴슨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KIA 김기태 감독조차 경기 후 이호준에 대해 “독사같다”고 평했다. 사실 이호준은 약점이 많은 선수였다. 특히 몸쪽 공에 상당히 약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몸쪽 공을 당겨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결국 이호준은 올 시즌 몸쪽 바깥쪽 공을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NC는 손민한과 이호준의 쌍끌이로 6연승을 거두며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사상 첫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에는 국내 최고령 선수 진갑용(41)이 있다. 진갑용은 삼성 안방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항상 마지막은 진갑용이 나선다. 특히 마무리 임창용(39)이 흔들릴 때마다 진갑용의 진가가 나온다. 류중일 감독은 “확실히 (다른 포수들과) 리드가 다르다. 노련미가 있다. 진갑용은 투수들이 모두 좋아하는 포수”라며 변함없는 신뢰감을 내비치고 있다.

진갑용은 13일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쓰면 박경완(44) SK 와이번스 육성총괄이 보유한 한국 프로야구 포수 최고령 기록(40세 11개월 5일)을 넘어선다. 진갑용은 “아직 팔팔한 나에게 최고령 기록 얘긴 하지 말아달라”면서도 “내가 생각해도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