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브라질월드컵 통렬한 반성… "홍명보, 똑같은 전술 고집"

입력 2015-04-09 16:46
대한축구협회가 9일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출전 백서’를 펴냈다. 이 책에는 ‘상대팀이 바뀌어도 전술이 똑같았다’, ‘기술위원회는 제 역할을 못 했다’ 등의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담겨 있다.

백서는 ‘홍명보호’의 전술적인 유연성이 크게 떨어졌던 점이 실패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의 조별리그에서 4-2-3-1 전술을 고집했다. 상대는 유연한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한국은 같은 전형으로 맞서다가 1무2패에 그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백서는 “유연하지 못한 전술과 다양한 경기상황 대응 전략 매뉴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백서는 “선수들 간 서로 다른 체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이 부족했고 평가전의 횟수도 적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스캠프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브라질 남부의 포스두이구아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한국은 브라질에 입성하기 전 미국 마이애미의 더운 날씨 속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마지막 담금질을 한 이구아수 캠프는 늦가을 날씨였고 러시아와의 1차전이 열린 쿠이아바는 30도를 넘나들었다. 온탕과 냉탕, 다시 온탕을 오간 것이다.

백서에는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러낸 이 같은 문제점들을 짚었다. 문제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5개월에 걸쳐 선수는 물론 스태프, 협회 임원, 언론인 등 47명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백서 제작은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스포츠 컨설팅 업체에 맡겼다.

협회는 “개선 사항을 이미 실무에 반영해 이후 2015 호주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 참가시 대표팀 운영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며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