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블러드' 김혜원 "연기 재능은 신의 선물, 더 노력해 다른 사람 위한 선물 되어야"

입력 2015-04-09 21:00

2012년 연극 ‘옥탑방 고양이’에서 여주인공 남정은 역으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김혜원(26)이 KBS 월화드라마 ‘블러드’에서 이혜연 간호사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혜연은 병원 내 문제가 되는 사건을 가장 먼저 알아차려 극의 긴장도를 증폭 시키는 캐릭터. 오지랖 넓어 무상병동 사람들에게 밉상처럼 보이기도 하나 간호사로서 동정심과 연민도 풍부한 다양한 얼굴이다. 김혜원은 바로 이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막힘없이 소화해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사고 있다.

그는 밤샘 촬영으로 SNS조차 할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모니터를 놓치지 않는다. 또 틈날 때면 SNS에 ‘본방사수’를 외치며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쏟는다.

김혜원은 드라마 뿐 아니라 올 말 개봉되는 영화 ‘루시드 드림’에도 출연한다. 아들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우연히 꿈을 통해 추적 단서를 찾는 범죄 스릴러. 그 남자 대호(고수 분)의 아내 김효정으로 출연, 절제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의 연기를 지켜본 감독과 연출자들은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연기자’로 평가한다. 2011년 첫 독립영화 ‘피임시대’를 시작으로 ‘달려라 김대리’ ‘바닥미담’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연기의 깊이를 배웠던 것. 이를 바탕으로 영화 ‘조선명탐정’ ‘관상’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연극 ‘사랑의 기억’ ‘레드 카펫’ 등에도 출연, 장르를 넘나들며 캐릭터 내면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

이런 김혜원의 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건’이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전격 캐스팅. 연기라면 ‘열정 페이’도 주저 하지 않던 그는 2012년 서울 대학로 최고 연극 ‘옥탑방 고양이’ 여주인공 오디션에 도전해 200대 1의 경쟁률을 물리치고 주연을 거머쥐었다.

오디션장인 대학로 틴틴홀에 들어서기 전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숨도 안 쉬고 마셨다. 사실 김혜원은 술을 못한다. “연기 외에는 아무 것도 눈에 안 들어 왔기 때문에 꼭 최고의 연극에 도전해 그 무대에 서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당히 오디션을 통과한 그는 주인공 남정은이 되기 위해 그 스스로 남정은과 같이 살았다. 경상도 사투리를 쫓아다니면서 배웠고, 옥탑방 사는 여자답게 일부러 촌스런 패션을 갖춰 입고 시내를 활보했다. 심지어 먹성까지 바꿨다. 대구 막창 등 혐오하던 음식도 거리낌 없이 먹었다.

그러한 열정이 연출자 및 극단 대표에게 인정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드라마 등 여러 장르에도 주저 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 ‘제왕의 딸’ ‘굿 닥터’ ‘불꽃 속으로’ ‘빅맨’ ‘S.O.S 나를 구해줘’ 등이 드라마 대표작이다.

“요즘은 뮤지컬에 도전하려고 개인 레슨을 받는 등 나름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대본을 손에 쥐고 감정을 잡는 걸 싫어합니다. 빨리 외워 실제와 같게 연습하고 싶어서죠. 제 연기 재능은 신의 선물이지 제 능력이 아니라고 봐요. 그 선물이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이 되도록 하자면 연습 또 연습해야지요. 연습하지 않으면 선물은 빛바래거든요.”

인하대 연극영화과를 졸업. 인하대 홍보모델, 바슐렛화장품 모델 활동을 했고 광고 ‘알바천국’ ‘쵸코파이’ ‘옥수수 수염차’ 등을 찍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