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마스터스 골프대회 개막 전날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최되는 파3 콘테스트다. 이 골프장 9개 파3 홀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선수들은 가족이나 애인, 또는 지인 등을 일일 캐디로 대동하고 결전을 앞둔 긴장에서 다소 해방감을 맛본다. 어떤 선수가 누구를 캐디로 데려왔는지도 또 하나의 화젯거리다.
허리부상 재기 여부가 관심사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9일(한국시간) 열린 대회에 연인인 스키선수 린지 본(미국)과 두 자녀를 캐디로 데려왔다. 우즈가 이 대회에 나서기는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알파인스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본은 우즈의 전처소생인 딸 샘(7), 아들 찰리(6)와 함께 가족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인기 남성 그룹 ‘원 디렉션’의 멤버 나일 호런을 대동했다. 병역 문제로 소송 중인 배상문(29)은 영화배우 배용준에게 골프백을 맡겼다.
우즈가 3언더파를 친 가운데 5언더파로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와 연장전 끝에 우승한 케빈 스트릴먼(미국)의 캐디도 관심을 모았다. 스트릴먼은 13세 소년 이선 카우치를 캐디로 동반했다. 스트릴먼과 생면부지인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골프선수 지망생이다. 스트릴먼은 난치병을 앓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단체인 ‘메이크 어 위시 재단’의 연락을 받고 카우치를 알게 됐다고 한다. 원래 카우치의 소원은 ‘자신을 마스터스에 데려가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트릴먼은 그를 파3 콘테스트의 ‘일일 캐디’로 기용하며 우승에 이르렀다. 스트릴먼은 “이선을 함께 해 더욱 즐거운 하루였다”며 “이제 본 대회를 잘 치르는 일만 남았다”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우승이 반갑지만 않는 것이 파3 콘테스트다. 이 경기의 우승자가 본선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75·미국)는 홀인원을 기록했다. 6차례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니클라우스가 4번홀에서 친 볼은 두 번 그린을 튀긴 뒤 백스핀으로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동반 플레이어인 벤 크렌쇼와 개리 플레이어로부터 축하받았고, 갤러리로부터 박수를 받고는 팔을 들어 올려 감사를 표시했다.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에서 홀인원은 처음”이라며 “아침에 인터뷰를 했는데 ‘홀인원을 하겠다’고 말한 것이 실현됐다”고 즐거워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마스터스 전날 펼쳐진 파3콘테스트 이모저모
입력 2015-04-09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