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후 어지러움, 피로 느낀다면 ‘저나트륨혈증’ 의심”

입력 2015-04-09 14:45 수정 2015-04-09 15:20

최근 갑상선암 수술 후 후속 조치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은 이모(70)씨는 심한 어지러움증과 피로감을 느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혈액검사 결과 혈중 염분 수치가 108m㏖로 정상(135~145m㏖) 보다 낮게 나와 ‘저나트륨혈증’ 진단을 받았다.

이씨의 저나트륨혈증 원인은 갑상선 수술후 취해진 ‘방사성 동위원소(요오드) 치료용 저염식’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갑상선 수술 후 상당수 환자가 저나트륨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형천, 이정은 교수팀은 2009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갑상선 수술 후 방사성을 띄는 동위원소 요오드 치료를 받은 환자 총 2229명의 병력 및 방사성 요오드 치료 전후 전해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9일 밝혔다.

그 결과 전체 대상 환자 중 13.8%(307명)에서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났다. 이중 2%(44명)의 환자는 입원 치료나 응급실 방문이 필요한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난 307명을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 여성, 고혈압 치료 위한 이뇨제 복용,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시작 당시 낮은 혈중 나트륨 농도 등이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갑상선 수술을 받은 뒤 환자들은 남아있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다. 먹는 캡슐로 만들어진 방사성 요오드를 투여해 세포안에 섭취된 방사성 동위원소가 주위 세포로 방사선을 방출, 세포를 파괴하는 원리의 치료다.

갑상선 조직 세포의 요오드 흡수를 높이기 위해선 1~2주간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을 중단하고 치료 1주일 전부터 1주 후까지 총 2주간 요오드를 제한한 식사를 해야 한다. 이때 소금도 같이 제한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저염식 식이요법을 하게 되는데, 소금을 제한한 저염식과 갑상선호르몬 중단에 따른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신장의 수분 조절 기능에 영향을 준다.

결과적으로 몸 속 수분량이 증가하면서 혈액 속 나트륨량이 135m㏖ 이하 상태인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증상은 신경질이나 두통, 구토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 경련을 동반한 뇌부종, 혼수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

박형천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 중 저나트륨혈증 증상으로 신장내과를 찾는 환자가 적지 않고,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어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인 ‘PLoS One’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