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창고서 폐전선 14t 빼돌려 고물상 넘긴 한전 직원 구속

입력 2015-04-09 15:07

브로커와 짜고 국가 재산인 폐전선을 빼돌린 한국전력 직원 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뇌물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한전 과장급 간부 유모(59)씨를 구속하고, 대리급 직원 장모(43)씨 등 공범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과 공모한 브로커 정모(57)씨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와 장씨는 2013년 5월 8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전 자재창고에서 보관하던 시가 7500만원 상당의 폐전선 14t을 고물처리업자 박모(50)씨에게 넘기고 4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 등은 입고되는 폐전선의 무게를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뒤 그만큼을 외부로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유씨는 고압송전철탑 건설에 따른 부지 보상금을 빨리 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경기도 양평군의 한 토지 주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폐전선 빼돌리기가 상당히 오랜 기간 관행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한전 자재창고 관련 장부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