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죽겠다” 택시 빼앗은 20대 운전미숙으로 덜미

입력 2015-04-09 12:25
“교통사고로 죽겠다”며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20대가 경찰에 잡혔다.

지난 8일 오후 11시쯤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강변도로의 한 앞 놀이터 입구에서 괴한 한 명이 택시에 올라탔다. 이 괴한은 주머니에 넣어둔 검은 비닐봉지에서 갑자기 흉기를 꺼내더니 택시기사를 위협해 하차시키고는 차를 몰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주변을 수색해 15분 뒤 1㎞ 떨어진 지점에서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의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낸 용의차량을 발견했다.

네 바퀴가 모두 펑크 났고 차체도 심하게 부서져 운행이 불가능해 보였다.

괴한도 동호회 소속 건장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이미 옴짝달싹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 괴한은 22살 박모씨로 밝혀졌다.

박씨가 경찰에서 왜 택시강도를 저질렀는지 사연을 털어놓았다.

박씨는 절도 전과로 18차례 처벌받은 적이 있어 취업이 되지 않는 등 사회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끊자고 결심하고는 이날 오후 9시쯤 집을 나서 인근 주점에서 소주 3병을 마신 뒤 흉기를 준비해 택시 강도를 저질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면허도 없고 운전 경험도 없었던 박씨는 1㎞를 운전하는 동안 차선을 수시로 넘나들며 중앙 분리대를 들이박았고, 인도 턱을 넘는 과정에서 차량 바퀴 4개가 펑크 나는 등 다른 차량과 사고도 내기 전에 택시는 이미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충돌은 죽으려고 일부러 낸 사고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범행 동기는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는 같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