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잘때 베개 높이 지나치게 낮으면 안압 상승…녹내장 위험 높다”

입력 2015-04-09 11:29 수정 2015-04-09 11:41
옆으로 누웠을 때 낮은 머리 위치와 적절한 높이의 베개로 수평으로 누웠을 때 비교. 고대 안암병원

옆으로 누워 잘 때 베개 높이가 지나치게 낮으면 녹내장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 무호흡 증상 등으로 불가피하게 옆으로 잘 때는 베개 높이를 높여서 안압 상승을 막아야 녹내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팀은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의 높이에 따른 머리 위치 변화가 안압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안압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그 중 자세는 안압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은 성인 남녀 17명을 무작위 순서로 여러 자세에서 안압 측정을 실시했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 높이를 다르게 해 머리의 높이를 변화시켰을 때, 머리 위치가 낮을 때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위치하는 눈의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했다. 이와 같이 낮은 베개를 이용하는 경우, 옆으로 누울 때 어깨 넓이로 인해 머리 위치가 척추의 중심보다 낮아져 안압 상승을 유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입증됐다.

특히 자세가 안압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조절하거나 또는 대책을 세우는 것은 녹내장 관리를 위해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 연구는 녹내장 치료에 새로운 근간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기본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평소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구 내 압력 상승이 원인이므로 안압이 상승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유정권 교수는 “연구 결과 옆으로 누울 때 베게 높이가 과도하게 낮으면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자세에서는 두경부(머리와 목부분)의 정맥을 압박하고 안구와 눈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옆으로 누울 때 베게나 모포 등을 이용해 머리 높이를 조정하는 것이 야간의 안압 상승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정권 교수는 “정상인도 장기 위험, 위험군은 정상인에 비해 보통범위 이상으로 안압이 올라가서 더 위험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시행 된 연구임으로 실제 수면시의 안압 변화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검안 및 시각학(Optometry and Vision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