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했던 이라크 티크리트에서 1700여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현지시간) IS가 점령했던 티크리트 지역에서 이라크군 포로로 보이는 시신 1700구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시신이 매장된 곳은 모두 12곳으로 미군기지로 쓰였던 캠프 스파이처 인근이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해 겉옷과 신발 등의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 참혹한 현장에 발굴 작업에 나선 감식반조차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라크 보건 당국의 칼리드 알압비는 흐느끼며 “가슴이 찢어지는 광경이다. 어떤 무자비한 야만인들이 1700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일 수 있느냐”고 말했다.
티크리트는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자 이라크의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티크리트를 점령한 IS는 이라크군 포로들에게 총을 겨누는 사진을 공개하며 “170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굴로 IS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라크 당국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라크는 시아파 민병대와 손잡고 지난달 초부터 IS에 맞서 티크리트 탈환전을 벌였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31일 “이라크군이 티크리트 탈환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이라크군과 IS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가슴이 찢어진다” 감식반도 오열… IS가 학살한 1700명 시신 발견
입력 2015-04-08 21:53 수정 2015-04-08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