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일 전후(戰後) 70주년에 즈음한 위령 행보의 일환으로 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팔라우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아키히토 일왕 내외는 이날 전세기 편으로 팔라우에 도착, 토미 레멩게사우 대통령 내외와 회동한 뒤 현지 정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만찬에는 미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과 마셜 제도 대통령 부부도 초청됐다.
일왕 부부는 방문 마지막 날인 9일 1944년 전투에서 약 1만명의 일본군과 1700여명의 미군이 사망한 팔라우 페릴류섬을 방문한다. 종전 70주년(8월 15일)을 앞둔 시점에 옛 격전지에서 교전 쌍방이었던 미국과 일본 측 희생자 위령비에 각각 헌화함으로써 평화에 대한 염원을 일본과 국제사회에 전할 예정이다.
일왕 부부가 전몰자 위령을 위해 해외를 방문한 것은 전후 60주년이었던 2005년 사이판 방문 이후 두 번째다.
일왕은 이날 출국에 앞서 미일 양국의 팔라우 전투 전사자 수를 거론한 뒤 “태평양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들에서 이런 슬픈 역사가 있었음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남쪽으로 3000㎞ 떨어진 인구 약 3만명의 도서국 팔라우는 1914∼18년 1차대전 중에 일본에 점령돼 1945년 2차대전 종전까지 30년 동안 일본의 위임통치를 받았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일왕, ‘격전지’ 팔라우 방문…“슬픈 역사 잊지말아야”
입력 2015-04-08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