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이 영국 3위의 원유·가스생산업체인 BG그룹을 470억 파운드(약 76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영국 B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근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올들어 국제유가 급락 여파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치셸의 인수대금은 현금과 셸 주식으로 충당하게 되며, BG 주주들은 합병 회사의 지분 19%를 보유하게 된다. 1주당 인수가격은 지난 7일 종가에서 50% 할증된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셸은 이번 M&A로 유전 및 가스 보유량이 25% 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G는 세계 최대 LNG 생산 및 거래 업체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셸의 LNG 시장 점유율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초대형 M&A 발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엄청난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업체들은 M&A를 한 뒤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짝짓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1990년대 저유가 시대에 불어닥쳤던 M&A 바람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성사된 M&A로 BP, 셰브론, 엑손모빌같은 지금의 원유 메이저들이 등장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원유탐사 전문기업인 핼리버튼과 해양유전개발 업체인 베이커 휴즈가 35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통해 합병키로 했고, 정유업체인 스페인의 렙솔(Repsol)이 캐나다의 탈리스만에너지(Talisman Energe)를 83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로열더치셸 BG인수로 76조원대 초대형 M&A 성사, 정유업계 M&A 확산되나
입력 2015-04-08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