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굿바이 장시간 근무문화”

입력 2015-04-08 17:02

잦은 야근과 회식, 휴가 반납으로 유명한 일본에서 최근 기업들이 장시간 근무 문화에 이별을 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은 최근 ‘4시간 탄력근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근무시간이 짧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근무하는 게 꼭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복사기 제조업체 리코는 오후 8시 넘어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종합상사인 이토추는 최근 신입사원 모집 공고에서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밖에도 로봇 생산업체 화낙은 본사사옥에 체육관 시설을 두 배로 늘리고 테니스장과 야구장을 짓는 등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은 오후 10시 이후에는 일할 수 없게 된다. 사무실을 소등해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를 얻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일본 정부는 또 지난주 1년에 최소 5일간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여행업체 익스피디아가 지난해 11월 세계 24개국 7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은 평균 20일의 주어진 휴가 중 절반을 사용해 우리나라 뒤를 이어 휴가 이용일수가 두 번째로 짧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평균 15일의 휴가 중 7일을 실제 이용해 가장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근로자들은 휴가 30일을 모두 이용했고 영국 직장인들은 26일 중 25일을 썼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