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올해도 왼손잡이가 우승할까

입력 2015-04-08 17:01

10일(한국시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향한다. 그린은 유리처럼 빨라 ‘유리알 그린’이란 별명이 붙었고, 코스는 너무 어려워 ‘아멘’이 절로 나온다는 아멘코너(11~13번홀)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은 이 코스에서 두 번째로 성적이 나빴다. 이 골프장에서 평균 1.946 오버파를 쳤고, 이는 평균 3.076 오버파를 남긴 작년 US오픈 개최지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에 이어 두 번째로 어려웠다.

이 골프장 특징 중 하나는 왼손잡이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점이다. 2003~2014년 12번의 대회 중 왼손잡이가 우승한 것은 절반인 6번이다. 프로골퍼 가운데 왼손잡이가 5%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비율이다. 필 미켈슨 3회, 버바 왓슨(이상 미국)이 2회, 마이크 위어(캐나다)가 한 번 우승컵을 안았다. 코스 설계자인 알리스터 맥캔지와 창립자 보비 존스는 애초 왼손잡이가 유리하도록 이 코스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오른손잡이 골퍼를 겨냥해 그냥 코스 공략이 어렵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훗날 왼손잡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오거스타는 4개 파3홀을 제외한 14개 홀 중 왼쪽 도그렉홀이 9개, 오른쪽 도그렉홀이 3개, 똑바른 홀이 2개다. 오른손잡이는 왼쪽 도그렉홀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샷을 치면 될 것 같지만 드로샷은 오른쪽으로 휘는 페이드샷에 비해 매우 부정확하다. 메이저 최다승에 빛나는 잭 니클라우스는 현역 때 11개월은 안전한 페이드샷을 치다가 마스터스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는 드로샷을 연습했다고 한다.

가장 왼손이 유리한 홀은 아멘코너의 마지막인 13번 홀(파5)이다. 이글과 더블보기로 극명하게 승부가 갈리는 홀이다. 왼손잡이는 페이드샷으로 쉽게 페어웨이에 올려 투온이 쉽지만 오른손잡이의 드로 티샷은 개울로 빠질 확률이 매우 높다. 게다가 아멘코너 시작홀 11번홀은 오른쪽 도그렉홀임에도 왼손이 더 유리하다. 오른쪽에 빽빽이 들어선 나무 탓에 티샷은 오른손잡이가, 세컨드샷은 왼쪽으로 잘 돌려치는 왼손잡이가 유리하다. 이 홀은 505야드로 길고 그린 앞, 옆, 뒤에 물이 있어 파만 잡아도 대성공이다. 지난해 평균 0.480 오버파가 나와 대회가 열린 골프장 모든 홀 중에서 난이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 왓슨에 따르면 이 홀에서 파를 하면 버디를 낚은 것 같고 버디를 잡으면 이글을 한 기분이라고 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