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선거지원을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좀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동교동계의 선거지원 결정으로 불길이 잡히나 했더니 이번에는 추미애 최고위원이 동교동계를 작심 비판했고,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고문은 발끈했다.
추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내분이 수습돼 다행”이라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생전에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받들어지지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들어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묘소 앞에서 분열의 결의를 하는 것은 (유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동교동계를 비판했다. 이어 ‘주류 60%, 비주류 40%’라는 권 고문의 전날 발언으로 촉발된 지분 논란과 관련해서는 “DJ의 뜻이 가신들 지분 챙기라는데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분논란이 아니라 원칙과 정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동교동을 내세워 정동영 전 의원을 제압할 게 아니라 분열을 막고 통합을 호소하는 게 지지세력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추 최고위원은 발언하던 와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추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관악을 지원을 맡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와는 오래 전부터 불편하다. 과거 권 고문의 정계은퇴로 이어진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주도의 정풍운동 멤버이기도 했다.
발언이 전해지자 동교동계는 들끓었다. 권 고문과 관악 호남향우회 회장단과 오찬도 취소됐다. 다만 권 고문은 9일에는 예정대로 광주로 내려가 선거를 지원할 계획이다. 권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추 최고위원이 한참 모르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고문은 “19대 국회 때 완전히 독점을 하지 않았나. 비례대표 22명을 (공천)할 때도 비주류는 없었다”며 “앞으로 당 운영하려면 60대 40 비율을 지켜야 된다. 그런 정신을 살려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문 대표는 관악을 정태호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중앙당 노인위원회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판세와 관련해 관악을을 ‘추격 중’으로 분류했다. 인천 서·강화을 접전, 광주 서을은 상승, 경기 성남중원은 반전기대 지역으로 분류가 됐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인 이춘석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세를 점한 지역은 없는 것 같다”며 “광주가 제일 고심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관악을에 총출동해 ‘27년만의 기적’을 만들기 위한 표밭을 갈았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 이인제 이정현 최고위원 등은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겸한 출정식에 참석해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관악을은 1988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지만 야권 분열을 틈타 오 후보가 당선을 노리고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새정치 ´내홍´ 끝나나 했는데… 이번엔 추미애·권노갑 정면 충돌
입력 2015-04-08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