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전환 학교 급식비 '학부모 기금'으로 해결

입력 2015-04-08 11:49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발해 학교를 찾아 ‘솥단지 급식’을 했던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발전기금을 모아 급식비를 내기로 했다.

이 학교 학부모회는 최근 두 차례 연 비상총회에서 오는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발전기금을 모아 학생들의 급식비를 한꺼번에 내기로 하고 이를 추진할 ‘행복급식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 각 학부모 계좌에서 스쿨뱅킹으로 급식비가 빠져나가던 것을 대신해 5월부터는 행복급식추진위에서 급식비를 내겠다는 것이다.

유상급식으로 전환한 4월분 급식비가 오는 10일 학부모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이달 말쯤 무상급식 대상인 저소득층 자녀 인원이 확정돼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내 외형상 유상급식이지만 학교발전기금을 학부모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차원에서 조성, 점심을 제공하는 셈이어서 사실상 무상급식 취지를 살린다고 행복급식추진위는 설명했다.

학부모 개개인이 기금을 내지만 모자라면 출향 인사를 대상으로 모금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하거나 돈이 모자라는 학부모가 나올 수 있어 이때 기금 혜택을 본다고 추진위는 덧붙였다.

이미숙 학부모회장은 “학부모들이 기금을 모아 급식비를 내려는 건 차별 없는 점심을 제공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학부모들 무상급식 대상은 지수초등학교 54명(병설유치원생 6명 포함)과 공동급식을 하는 지수중학교 26명 모두가 대상이다.

학생 한 명당 급식비가 초등학생 3080원, 중학생 32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달 300여만 원이 들 것으로 학부모회는 예상하고 있다.

지수초교 이순주 교감은 “학부모회에서 무상급식을 받는 저소득층 자녀를 제외한 유상급식 학생의 급식비를 내기로 해 급식실에서 모든 학생에게 점심을 먹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주=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