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들이 야근 등 장시간 근무 문화에 이별을 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휴가를 쓰지 않고 역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한국도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Itochu)는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친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복사기 제조업체 리코(Richo)는 오후 8시 넘어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4시간 탄력근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은 “근무시간이 짧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근무하는 게 꼭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로봇 생산업체 화낙(Fanuc)은 후지산 기슭에 자리잡은 본사사옥에 체육관 시설을 두배로 늘리고 테니스장과 야구장을 짓고 있다.
신문은 일본 정부 차원의 근로환경 개선 작업이 기업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은 오는 10월부터 오후 10시를 넘어서까지 일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사무실을 소등해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또 지난주 1년에 최소 5일간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영국 여행업체 익스피디아(Expedia)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세계 24개국 78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일본 직장인들은 20일의 휴가 중 절반을 사용해 한국 다음으로 휴가를 적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근로자들은 휴가 30일을 모두 이용했고 영국 직장인들은 26일 중 25일을 썼다. 한국 직장인들은 15일의 휴가 중 7일을 실제 이용해 가장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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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8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