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73% "아베 누구? 처음 들어봐"

입력 2015-04-08 00:34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에 일본인보다 미국인이 더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데 대해서도 미국인 과반이 “정당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는 미국과 일본 국민 각 1000명을 상대로 2차 대전 종전 70년을 기념해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조사 대상자 가운데 47%가 “일본 군대가 아·태 지역에서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의 예산 감축과 중동, 우크라이나 등 다른 지역에서의 긴장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지역 방위에서 미국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인 43%는 과거의 행태 등을 감안했을 때 일본군의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인의 경우 68%가 “자위대의 역할을 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고 23%만 군비 확대 등에 찬성했다.

미국이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항목에는 미국인 5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본인은 79%의 절대다수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인 61%는 “일본이 과거 일으킨 전쟁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으므로 더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조만간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름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는 미국인 응답자는 73%에 달했다. 일본의 인기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모른다는 응답자도 69%로 나타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