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균 속에서 뇌수막염 치료단서 찾았다

입력 2015-04-07 21:25
국내 연구진이 에이즈나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와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진균(곰팡이균) 속에서 뇌수막염을 일으키고 항진균제에 대한 저항에도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대량 발굴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반용선 교수는 7일 진균의 전사조절인자 155가지를 분석, 뇌수막염 병원성 유전자와 항진균제 내성 유전자 등 100여 가지를 발견해 그 기능을 규명했다며 이는 뇌수막염 발병 원인 규명과 항진균제, 뇌수막염 치료제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호흡기로 감염돼 중추신경계에 침범하면 생명까지 위협하는 진균성 뇌수막염은 매년 100만명 이상 감염돼 60%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하지만 발병 원인과 과정 규명이 어렵고, 진균류와 포유류의 세포 구조가 진화적으로 매우 유사해 진균류만의 표적발굴이 어려워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부작용이 없는 항진균제는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진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크립토코쿠스 속에서 포유류와 유사한 보통의 전사조절인자 뿐만 아니라 진균만의 독특한 전사조절인자 100여개를 확인하고, 이 전사조절인자들이 세포 속 스트레스 조절, 질병 유발, 항진균제 저항 등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사조절인자는 유전자에 있는 특정 염기서열에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 세포 속 생명현상을 제어한다.

연구진은 항진균제 개발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이 연구에서 밝혀낸 유전자에 대해 국내특허 2건을 출원, 10조원 이상의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산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용선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질병유발 및 항진균제 저항에 관여하는 새로운 곰팡이균 전사조절인자를 대규모로 발굴했다”며 “전사조절인자 표적 약물뿐 아니라 고부가가치성 차세대 항진균제 개발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