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를 방송 도중 노출했다. 제작진은 사과했다.
비정상회담은 6일 밤 세계의 이색적인 경매를 다뤘다. 이 방송은 우리나라의 고정 출연자 3명과 11개국의 청년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본 대표로 출연하는 가수 테레다 타쿠야가 자국의 참치 경매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현장 사진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했다.
문제는 자료화면 속 참치의 몸통에 그려진 전범기에 있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욱일기였다.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와 침략을 상징한다. 우리나라, 중국, 네팔 등 아시아 출연자들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의 역사를 비판하는 독일, 이탈리아 출연자도 있는 이 방송에서 전범기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방송을 마친 7일 새벽 SNS에서는 “일본인인 타쿠야도 아닌 우리 국적의 제작진이 나서서 전범기를 노출한 만큼 징계해야 한다” “세계 청년들이 제작진의 실수로 서로를 불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원성이 나왔다. 폐지 여론도 불거졌다.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비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공연 일정으로 자리를 잠시 비운 타쿠야를 대신한 일본 대표 출연자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삽입했다. 제작진은 당시 사과했다.
비정상회담의 김희정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편집상의 부주의였다. 앞으로는 자료를 선택할 때 더 신중하겠다”며 “재방송과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비정상회담’ 또… 이번엔 일제 전범기 노출, 항의 빗발
입력 2015-04-07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