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명의 한국인 선교사를 ‘간첩’으로 체포했다고 공개한 뒤 보위부가 도·감청 설비를 들여다 통화내용을 도청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북한 무역업자들이 극도의 조심성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 보위부가 김국기씨와 최춘길씨 등 두 명의 한국인 선교사를 국가정보원이 파견한 간첩이라고 주장한 후 내부적으로 ‘반간첩 소동’을 벌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변강도시의 대북 무역업자 송모씨는 “북한 대방과 며칠 전 잠깐 통화 한 적 있는데, 저쪽(북한)에서 중국과 통하는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기 때문에 오래 통화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얼른 끊어버렸다”고 RFA에 밝혔다.
해마다 3월 중순이 되면 새해 무역와크(무역허가권)가 내려와 중국 대방들과 거래를 활발하게 벌이던 북한 대방들도 난데없이 불어 닥친 ‘간첩소동’에 잔뜩 움츠린 상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잡힌 간첩이라는 한국 사람들이 국경에서 손전화로 통화한 내용을 보위부가 도청했다는 소문이 돌자, 북한 대방들도 민감한 정치관련 대화는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보위부에서 ‘중국 손전화기를 절대로 쓰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불법 전화기 사용자들은 ‘이미 교양단계가 지난 자’들로 엄벌에 처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보위부에서는 체포된 간첩들이 신의주시와 용천군 일대에서 내부와 통화했다는 자백을 했다”면서 “외부와 내통하는 자들을 즉시 신고하라고 내부 감시체계를 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경주민들은 최근 최고수뇌부와 관련된 간첩소동을 벌이는 보위부에 대해 강한 의문과 불신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보위부,대대적 도.감청 작업중” 간첩 사건 뒤 ’反간첩소동’전개
입력 2015-04-0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