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에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탄도미사일 발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6일 “북한이 지난 1일부터 동해 일부 지역에 항행금지구역을 내부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4월에 정치적인 사안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남한에 대한 무력시위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항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국제해사기구(IMO)에는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9일부터 시작되는 애쉬튼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방한 기간과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로 이어지는 다음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터 장관의 방한은 취임 후 첫 방문으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전시작전통제권전환 등 한·미군사동맹의 주요사안을 협의한다. 카터 장관은 한 장관과 함께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안치된 천안함을 참관하고 양국의 강력한 대비태세를 강조할 예정이다.
북한이 카터 장관 방한시 한·미 양국의 대북압박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24일 마무리될 예정인 한·미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터 장관이 한국에 있는 동안 단거리 미사일이나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돼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문제를 놓고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김일성 생일행사를 전후로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고 집권 4년째로 접어드는 김정은 정권의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내부과시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 발사를 할 개연성이 더 높다.
올들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은 대부분 사거리가 100~200여㎞인 단거리 발사체들이다. 특히 4월 2, 3일에는 북쪽에서 남쪽방향으로 해안에 근접한 지역이나 내륙에 발사했다. 해상이 아니라 내륙지역을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우리 측 최전방 일반전초(GOP) 등을 겨냥한 훈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북한은 장산곶과 개성 북방 등 휴전선 인근에서 동쪽으로 내륙을 관통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양상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4월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ㅣ
북한 또 동해에 미사일 발사하나… 항행금지구역 설정
입력 2015-04-06 17:03 수정 2015-04-06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