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분실된 이순신 유물 ´징계별책´ 발견

입력 2015-04-06 16:50
사진=연합뉴스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분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 ‘장계(狀啓) 별책’이 발견됐다.

‘교감완역 난중일기’를 펴낸 이순신 전문가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충민공계초를 분석한 결과, 그간 분실 상태로 알려진 장계 별책이 바로 충민공계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해양박물관도 “장계 별책이 충민공계초와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향후 정밀한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이 공식 확인될 경우 충민공계초는 국보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장계 별책은 이순신 사후인 1662년 만든 필사본으로, 임진왜란 발발 직후인 1592년 4월 15일부터 1594년 4월 20일까지 이순신이 선조와 세자 광해군에게 올린 전쟁 상황보고서 68편을 수록했다. 이 책은 덕수이씨 충무공 종가에 전해지다가 1920년대 일제가 이순신 관련 유물을 조사한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책에 실린 기록은 정조 때 간행된 ‘이충무공전서’에 난중일기, 임진장초, 서간첩 등과 함께 포함돼 내용 자체는 이미 알려져 있다.

노 소장은 국립해양박물관이 2013년 취득한 충민공계초를 분석하던 도중 1928년 일제가 장계 별책 일부를 촬영한 원판 사진이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 존재함을 확인하고, 충민공계초 실물 내용과 국편 소장 사진을 대조해 둘이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조선총독부가 조선사편수회를 통해 발간한 ‘조선사료총간’에 따르면 일제는 1927년 조선 초·중기 역사를 편수하고 이듬해 2월 이순신에 관한 문서와 유물 일체의 촬영을 마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 소장은 “또 다른 장계 초본인 임진장초가 국보로 지정됐기 때문에 충민공계초도 국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