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박은 실패작! 꼬장 좀 그만 부렸으면” 이준구 전 서울대 교수 직격탄

입력 2015-04-07 00:15
이준구 전 서울대 교수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지사의 도박은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 먹이는 걸 갖고 ‘꼬장’ 좀 그만 부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준구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무상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이 전 교수는 특히 홍준표 지사를 겨냥해 ‘보수진영 대표주자로 부상하려는 꿈이 있겠지만 일장춘몽으로 끝날 것’이라는 강한 어조의 비판을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이준구 전 교수는 지난 3일 서울대 게시판에 ‘홍준표 지사의 계산착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 결정으로 보수이념의 아이콘으로 각인되길 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의 계산은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준구 전 교수는 “이 일(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통해 그가 마치 혜성처럼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회심의 승부수라고 던진 돌이 패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국의 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예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보수 정치인들은 복지정책을 공격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 든다. 세금 내기 싫어하는 일반 대중에게 잘 먹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76년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복지여왕’을 거론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을 소개했다.

레이건은 복지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복지여왕을 거론했다고 한다. 레이건이 묘사한 복지여왕의 실상은 다음과 같다.

‘그녀는 80개의 (가짜) 이름을 갖고 있으며 30개의 (가짜) 주소, 그리고 12개의 (가짜) 사회보장 카드를 갖고 있다. 또한 그녀는 죽었다고 하는 4명의 가공의 남편과 관련해 보훈연금까지 받고 있다. 그녀는 메디케이드(Medicaid)와 푸드스탬프(Food Stamp) 혜택을 받고 있으며 각기 다른 이름으로 중복해서 복지혜택을 받고 있다. 그녀는 연간 현금소득은 15만 달러에 이르지만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다.’

이준구 전 교수는 그러나 복지여왕은 가공의 인물로 드러났으며 레이건이 보수파 결집을 위해 엉터리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홍준표 지사의 도박이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어린이들이 먹는 점심이 프로파겐다의 소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상급식의) 소요예산 규모가 무상보육의 1/3에 불과한데다 그 예산이 막대한 규모로 낭비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홍준표 지사의 선별적 복지는 레이건의 복지여왕과 같은 폭발적인 프로파겐다가 될 수 없다. 가난한 계층이 홍준표 지사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어중간하게 가난한 중산층에게 생계비 부담을 안기는 점도 홍준표 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구 전 교수는 끝으로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 먹이는 걸 갖고 ‘꼬장’ 좀 그만 부렸으면 좋겠다”면서 “큰 돈이 드는 것도 낭비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난리를 피우는지 모르겠다. 재벌 아이에게 공짜 점심 먹이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재벌이 더 많은 세금 내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공감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정말 잘 정리해주셨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홍 지사가 이런 언행을 하는 걸 보니 보수진영은 이웃과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중심적이고 권력 만능적인 게 확실하다” “중앙 정계에서 밀려났으니 이런 식으로라도 관심 받고 싶어 하는 경남 지사님. 경남 도민인 게 창피합니다”라는 비판 섞인 댓글이 이어졌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