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천안문 시위 진압에 반대하다 실각한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1919∼2005)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유골이 10년 만에 마지막 안식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오 전 총서기의 사위 왕즈화를 인용,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와 부인 량보치 여사의 유골을 합장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6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월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한 후 추모 열기가 고조될 것을 우려해 그의 유해가 혁명열사 묘지에 안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함을 10년째 베이징 자택에 보관하고 있다. 2013년 사망한 량 여사도 함께 하고 있다. 두 사람의 유골이 혁명열사 묘지로 옮겨질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왕즈화는 최근 몇 달간 당과 베이징시 정부 관계자를 만나 유골 안장 장소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 안장을 허가한 것이 그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당국자들은 여전히 그의 무덤이 순례지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명절(淸明節)인 5일 공안 요원들이 자오 전 총서기의 자택에 대한 경비를 강화한 가운데 100여명의 추모객이 자택을 찾았다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자오쯔양 10년 만에 안식처 찾나
입력 2015-04-0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