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을 살해·유기한 30대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해 CCTV 위치를 살피고, 노끈과 흉기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사체가 빨리 부패하도록 퇴비를 뿌리는 잔혹감까지 드러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6일 오전 강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김모(30·제주·무직)씨와 임모(32·전남·무직)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년 전 인터넷 게임을 통해 만난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후 8시쯤 제주시 연동에서 피해자 A씨(50·여)에게 저녁을 먹자고 유인, 미리 준비한 렌터카에 태우고 이동했다. 이들은 30분간 차를 몰아 시내 외곽에서 A씨의 양팔을 붙잡고 얼굴을 수차례 때려 휴대전화와 체크카드를 뺏은 뒤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김씨는 이날 오후 9시30분쯤 제주시 한경면 야산에서 임씨가 망을 보는 사이 A씨의 배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약 30여m 떨어진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김씨 등은 피해자를 살해한 뒤 인근 금융기관에서 카드를 이용해 6차례에 걸쳐 현금 500만원을 인출,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다.
김씨는 지난 2월 말 인터넷상에서 “제주에 돈 많은 여자가 있는데 같이 작업하면 한 몫 챙길 수 있다”고 범행을 제안했고, 임씨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10일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에 왔다.
경찰은 지난 1일 오전 11시쯤 “숨진 여성이 흙 등으로 덮여 있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타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통화 내역과 주변 인물 탐문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 2일 오전 제주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임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임씨가 공범이 있다고 자백함에 따라 공범의 행적을 추적, 2일 오후 2시45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길거리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혼자 살고 있어 신고가 늦어졌다”며 “2차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50대 여성 살해 유기한 30대 2명 구속
입력 2015-04-06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