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말하는 ‘줄’은 남한의 ‘빽’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6일 보도했다. 북한의 줄은 토대나 직위로 둘러쌓인 환경을 이르는 말로 통용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살려면 권력으로 이어진 든든한 줄이 있어야 한다”며 “자식이 아무리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해도 윗선에 줄이 없으면 간부집 자식들한테 밀려나기 일쑤다. 한마디로 줄 없는 사람은 날개 없는 새와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현재 북한 국경지역에는 정권의 줄 없이도 잘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이 잘사는 이유는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오가는 실로 만든 질긴 줄”이라고 증언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밀수를 하려면 밧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건너가는 것은 어렵지만, 밧줄로 던져서 물건을 잡아당기는 방법은 비교적 쉽다고 했다. 이 역시도 국경경비대와 연계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소식통은 “예를 들어 약초를 보낼 때 북한에서 밧줄을 던져 중국 쪽으로 보낸다. 그 밧줄을 끌어서 약초를 받고, 돈을 담으면 북한 쪽에서는 다시 밧줄을 잡아 끌어당긴다. 이렇게 하면 밀수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이 직접 강을 건너지는 않으니까 비교적 안전하다. 한마디로 밧줄은 국경주민들의 삶을 이어주는 명줄과 같다. 염소나 개 등 짐승들끼리 밧줄로 묶어서 강을 건너게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줄 없는 사람은 날개 없는 새와 같다?”北,‘김정은 위에 빽 있다’
입력 2015-04-06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