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월급의 1%를 쓴데요” 여자의 언어를 아시나요?

입력 2015-04-06 09:37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처

네티즌 사이에서 때아닌 ‘여자의 언어’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남편이 게임에 사용하는 비용을 2만~3만원에서 월급의 1%로 올리겠다”는 여성 네티즌의 하소연에 남자들이 격분한 거지요.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습니다.

지난해 5월 인터넷 카페의 ‘부부클리닉’ 코너에는 한 여성이 고민 상담을 올립니다.

“남편이 핸드폰 게임으로 매달 2만~3만원 정도를 결제합니다. 그 정도는 쓸 수 있다 생각하는데, 이번달은 남편이 월급의 1% 정도를 게임에 쓰겠다고 하네요. 남편 월급이 적은 편이 아니라서 1%도 게임에 쓰기엔 큰 돈이에요. 돈을 떠나서 게임에 너무 빠져있는 것 같아서 짜증나네요. 이걸 결제해줘야하는지… 다른 맘(어머니)들은 남편 게임 비용 어느정도까지 용인하나요?”

이 글이 다른 카페에 퍼지며 큰 논란이 됩니다. 글의 숨은 뜻을 이해 못한 남성들이 격분한 거지요.

“너무하네 취미 생활 좀 해보겠다는데 몇백만원 꼴아박는 것도 아니고” “돈 2만원 쓰게하고 부려먹기라 나 참” “남자 취미생활 중에 게임이 제일 저렴하지 낚시 찌만해도 얼마인데” “어디서 1%라니 1%도 못쓰냐” “지출하는 걸로 따지면 여자가 남자 따라올 수 없는데”

이 때 여자 회원의 명쾌한 ‘여자 언어 풀이’가 나타났습니다.

“답정너(답은 정해졌는데 너만 모른다) 질문입니다. 우리 남편 월급의 1%는 3만원보다 훨씬 크다”라는 질문에 댓글들은 ‘순순히 대답해줄 거 같냐? 너희 남편 욕을 해주마’가 달렸네요“
“‘2만~3만원을 쓰는 건 괜찮은데 월급의 1%는 게임에 쓰기엔 너무 큰 금액이다. 우리 남편은 한달에 몇천은 벌거든? 빨리 부러워해’라는 글입니다”

명쾌한 분석이네요. 이 고민은 언뜻 남편의 ‘게임중독’을 우려하는 질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남편의 월급 자랑’이었던 셈입니다.

분석을 접한 네티즌 반응이 재밌습니다.

“응? 그런 거였어? 소름 돋는다” “여자의 언어는 어려워” “언어추리 영역 푸는 듯” “여잔데 전혀 몰랐어요. 많이 배워갑니다” “사진 찍을 때 구석에 브랜드 물건 슬쩍 찍히게 해놓고 댓글로 ‘누가 사준거야? 부럽다’고 쓰면 기다렸다는 듯 ‘어머 이게 언제 찍혔지 남자친구가 선물해줬어’라는 게 여자 마음” “‘월급의 1%가 얼마길래 그래요?’라는 댓글이 하나도 없네… 무섭다”

모든 여성분들이 이런 ‘답정너’ 질문을 한다는 건 아닙니다. 남자들도 이런 언어를 쓰는데요. 은근히 돌려 하는 이런 자랑이 사람들의 눈에 곱지 않아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답정너엔 넌씨눈(너가 원하는 대답은 절대 해주지 않겠다)이 정답입니다. 남편 월급을 절대로 묻지 않는 거죠.
‘월급의 1%를 쓰기 아깝다’는 말은 ‘내 남편의 월급이 세다’로 읽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이럴 때는 원하는 대답을 바로 해주는 건 어떨까요?

“남편 월급이 많나보네요. 참 부럽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