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5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와 관련, “1차 수사부터 공범의 존재나 경찰의 조직적 사건 축소·은폐 시도를 밝혀내지 못해 안타깝고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결코 진상을 알면서 축소하거나 은폐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말석 검사였다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당시) 저도 국민의 한사람으로 분노했다”면서 “수사팀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며 최선을 다했으나,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경찰관들이 시나리오를 짜 (혐의를) 부인해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1차 수사 당시 경찰관들의 은폐 시도를 철저히 검증하려 했지만, 공범자들의 존재를 확인할 증거가 없어 2명(조한경 강진규 전 경관)만 구속 기소했다”고 떠올렸다.
그들을 집요하게 추궁했지만 “두 사람이 했다”는 취지의 진술만 일관되게 나왔고, 부검결과도 진술과 부합했다는 것이다.
이어 “물고문은 2명이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실수사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물고문에 필요한 인원을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 구체적인 물고문 방법에 따라 (인원이) 다를 수 있다”며 물고문 인원만으로 공범을 유추하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야당 일각에서 "공범 여부에 대한 질문조차 없었다"고 지적한 것에는 "강 전 경관에게 공범을 강하게 추궁했으나, 당시는 펜이나 타자기를 이용해 조서를 작성했다. 컴퓨터가 있는 지금과 달랐다"며 기록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라고 했다.
공범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는 “조·강 전 경관이 공범의 존재를 최초로 얘기한 것은 기소 한달 후였다. 신창원 형사2부장 검사의 방에서 안상수 검사로부터 '공범이 3명 더 있을 가능성이 있고, 추가수사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풍부한 경험 경찰관이 시나리오 짰다?”박상옥,축소은폐 부인
입력 2015-04-06 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