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문재인-동교동 갈등 풀었다”

입력 2015-04-06 00:11

4·29 재보선 지원문제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의 갈등이 5일 가까스로 봉합됐다.

문 대표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회동은 불발됐지만, 2·8 전당대회 때 맞수로 격돌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 대표와 직접 머리를 맞대면서 꼬인 매듭이 극적으로 풀리는 형국이 됐다.

문 대표와 권 고문의 회동이 예정됐던 새정치연합은 회동 40분을 앞둔 오전 8시22분쯤 회동이 돌연 취소됐다.

당 차원에서 "단순한 일정 재조율 차원"이라고 진화에 나섰고 권 고문측도 "선거지원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간곡한 협조를 부탁했고, 박 전 원내대표도 "권 고문 등 몇 분들과 협의해 국민을 보고 명분있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정리해 연락하겠다"며 일단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은 지난 2월13일 이후 처음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동교동계내 협의'라는 전제 조건을 달긴 했지만, 이미 권 고문이 지원 의사를 재확인 한만큼 동교동계는 조만간 선거지원의 수순밟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권 고문과 박 전 원내대표는 6일 선거지원의 구체적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권 고문은 7일 현충원에서 열리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김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모임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수습국면을 맞은 이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숨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여사는 동교동계 인사 60여명이 권 고문의 선거지원을 반대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난 3일 권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불러모아 "동교동계가 마치 분열된 것처럼 보이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당을 깨면 안되고 단결해서 하나로 가야 한다", "당 후보들이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선당후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후 양측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의 회동 장소는 이날 박 전 원내대표가 목표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기 10분 전인 오후 4시40분께 두 사람의 직접 통화로 정해졌지만, 약속 자체는 이미 지난 3일 잡혔다고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