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가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5일 서울연극협회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상 위원회)는 지난 3일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에 “한국공연예술센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 구동부의 중대한 이상으로 긴급 점검 및 보수를 위해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폐쇄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폐쇄 기간은 서울연극제의 공식참가작 2편의 공연기간 및 폐막식 일정과 겹친다. 극단 광장의 ‘6.29가 보낸, 예고 부고장’이 4월 23일~29일, 극단76의 ‘물의 노래’가 5월 2~9일에 공연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5월 10일에는 폐막식이 예정돼 있었다.
서울연극협회 임선빈 사무국장은 5일 “정말 난감한 상황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왜 하필 이 시기에 극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지 모르겠다. 위원회로부터 대체 극장 마련 등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위원회 측과 6일 향후 대책을 논의한 뒤 7일 서울연극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연극계 일부에서는 지난 몇 달간 서울연극제와 갈등을 빚은 위원회 측에서 보복 조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극장 폐쇄로 피해를 입는 것은 서울연극제만이 아니다. 4월 13~18일 한국현대춤협회의 ‘제29회 2015 한국 현대 춤 작가 12인전’과 5월 15~17일 국립현대무용단의 ‘별별천지’도 취소될 예정이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구동부는 연극계에서 흔히 ‘배튼’으로 불리는 금속봉으로 무대 세트와 조명기를 매단다. 아르코예술극장은 최근 조명 배튼을 움직이는 모터가 고장이 나서 일부 새 것으로 교체했었다. 모터에 이상이 생기면 자칫 조명기 등이 추락해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인연 무대예술부장은 이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는 60개 안팎의 배튼이 있는데, 4번 조명모터의 고장을 발견해 추락위험을 방지하고자 긴급으로 와이어 10개를 부착하던 중 5번 모터의 고장을 추가로 발견했다”면서 “위원회 측에 보고한 결과 관객과 아티스트의 안전을 위해 극장을 폐쇄하고 모터 전체를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시작한 한국춤협회의 한국무용제전은 예정대로 10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백현순 한국춤협회 이사장은 “극장 측으로부터 위험 요소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해외에서 무용단을 초청하는 등 당장 중단할 수가 없는 상태”라면서 “극장과 협의해 최대한 안전하게 무대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서울연극제 파행 불가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한달간 폐쇄
입력 2015-04-05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