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가 슈퍼박테리아 내성 강화 시켜”

입력 2015-04-05 14:57

담배연기가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의 내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자가 각종 염증질환에 더 잘 걸리는 이유도 이 연구로 설명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로라 크로티 알렉산더 교수팀은 5일 의학저널 ‘감염과 면역’에서 슈퍼박테리아의 일종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담배연기에 노출되면 면역체계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MRSA를 정상적인 환경과 담배연기 추출물에 노출된 환경에서 키운 다음 내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담배연기에 노출된 MRSA는 정상 환경에서 키운 MRSA보다 내성이 4배나 강했다.

생쥐에 MRSA를 투여해 폐렴을 일으킨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일반 MRSA에 감염된 생쥐는 치사율이 10%인 데 비해 담배연기에 노출된 MRSA가 투여된 생쥐는 치사율이 40%나 됐다.

알렉산더 교수는 “흡연자가 각종 감염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 연구는 담배연기가 슈퍼박테리아의 내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