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움직인 것은 본능이었다. 기성용은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한 순간을 “본능적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4일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맞선 전반 18분 헐 시티의 골문을 열었다. 동료 미드필더 존조 셸비(23)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키퍼에 가로막히자 기성용은 골문으로 달려들어 왼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지난달 5일 토트넘 핫스퍼와의 28라운드로부터 1개월 만에 작성한 득점 기록이다. 올 시즌 7번째 득점이다. 득점 부문에서 자신이 보유한 한국이 프리미어리거 최다 기록은 물론 아시아 최다 기록(이상 6골)까지 경신했다. 기성용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일본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26·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갖고 있었다.
기성용은 경기를 마친 뒤 스완지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셸비가 슛을 때릴 때 득점 기회가 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상대 골키퍼가 슛을 쳐지만 집중력을 발휘했다. 운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전에는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더진의 앞쪽에서 더 많은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지만 후반전에는 셸비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물러났다”며 “어떤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자평했다.
기성용은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볼 터치는 86차례로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패스 성골률은 92.3%로 팀 내 세 번째로 높았다. 스완지시티는 3대 1로 승리했다. 중간 전적 13승7무11패(승점 46)로 리그 8위에 올랐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7점을 매겼다. 스완지시티 선수들의 평균과 같은 수치다. 스완지시티 선수 11명 가운데 6명이 같은 점수를 받았다. 최고 점수는 미드필더 질피 시구드르손(26·아이슬란드)에게 주어진 8점이다. 축구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에게 세 번째로 높은 7.66점을 부여했다. 멀티 골을 넣은 바페팀피 고미스(30·프랑스)가 8.8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시구드르손이 8.16점으로 뒤를 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경신, 또 경신… 기성용 “본능적으로 알았다”
입력 2015-04-05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