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이후 주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또 한번 깊은 상처로 남는다는 한 여성의 하소연이 온라인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폭행 이후 상처가 된 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학교 다니는 여성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살면서 두 번의 성폭행을 겪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지나가듯 말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들에 나도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되더라”고 운을 뗐다.
‘그런 시간에 그런 옷을 입었으니 남자들이 쳐다보는 거고, 나쁜 마음을 품게 되는 것다.’
글쓴이는 예전 남자 친구와 뉴스를 보다가 들은 말이라고 했다. 남자 친구는 “여자들이 몸매가 부각되게, 짧게, 얇게 입었으니까 남자들이 당연히 그럴 마음 드는 거 아니냐”고 했단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성폭행 당했을 때 옷차림 생각해 보면 초등학생 때는 그냥 아무거나 주워입던 시기였으니 널널한 청바지에 평범한 티셔츠였고, 중학생 때는 그냥 칙칙한 교복이었고 심지어 무릎 선까지 오는 긴 교복치마였다. 그렇게 입은 제가 잘못인가요”라며 억울해 했다.
‘사실은 너도 그때 즐긴 거 아냐?’
남자 친구는 글쓴이가 아픈 기억을 털어놨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이 말 듣고 진짜 멘탈 깨졌다. 자괴감 생기고 자책하게 되고…. 내 탓이구나 하고 매일 울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상담 치료를 받아서 많이 좋아졌다는 여성은 “이 말은 피해자의 마음을 송곳으로도 모자라 드릴로 헤집어 놓는 말이다. 두번 죽이는 말”이라면서 “좋아서 당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그런 일 당하고 어떻게 사냐. 나 같으면 죽을 듯’
글쓴이는 이 말을 같은 반 친구로부터 우연히 들었다고 했다. 그는 “듣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면서 “그런 일 당하고도 지금 이렇게 살아서 원하는 대학 다니고 정말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데 똥 밟았다고 그 다리 잘라 버리냐”며 푸념했다.
이 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너무 슬프고 충격적이어서 말이 안 나온다”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뭐라 할 말이 없다” “*가 짖는 거에 일일이 상처받지 말라”는 등의 위안과 용기의 댓글을 달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두 번 성폭행당한 女 “지나가듯 던진 이런 말 또 한번 송곳 상처”
입력 2015-04-0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