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챔프전 우승 ‘만수’ 유재학 감독 “새로운 시작…다음 시즌엔 토털농구 선보일 것”

입력 2015-04-04 19:41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기념으로 림줄을 커팅하고 있다. KBL 제공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4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차지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새로운 농구를 선보이는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에 대해선 ‘시스템 농구’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틀이 짜여있는 팀”이라며 “(정규리그 때)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2연패를 3~4번 했는데 그 위기 때마다 잘 빠져나왔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선 창원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라고 전했다. 유 감독은 “LG와 4차전을 끝내고 5차전 준비할 때가 제일 힘들었다”며 “분위기상 우리가 못넘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토로했다.

사상 첫 3년 연속 우승을 일군 유 감독에 대해 다음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농구가 인기가 좀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선수나 감독 코치가 더 재미있는 농구를 하도록 연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준우승에 머문 적장 김영만 감독을 포함해 초보감독들에게 따뜻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고 연패를 많이 했을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했다. 처음 너무 좋은 팀을 맡아서 성적을 내면 자기가 운영을 잘해서 성적을 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면 일이 닥칠 때 헤어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도 꼴찌에서 결승까지 팀을 올려놓은 것이 대단하다. 비록 우리에게 졌지만 많이 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다음 시즌 구상도 벌써 마쳤다. 그는 “문태영이 내년에 같이 할지 모른다. 다른 농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주요 멤버만 뛰는 게 아니라 10~12명이 돌아가면서 뛰는 농구를 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 감독은 기자회견에 앞서 3차전 때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했다. 유 감독은 “일단 3차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내가 포함된 부분이고 어쨌든 농구 팬에게 죄송스럽다”면서 “챔피언결정전은 최대한 재미있는 농구가 돼야 하는데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