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사극 ‘징비록’ 열풍” 국경지역 USB 통해 불법 유통

입력 2015-04-04 13:41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주말 사극 ‘징비록’에 북한 주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시청하고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 주밀들이 ‘징비록’을 USB 메모리를 이용해 시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북중국경 상인은 “남한에서 현재 방영중인 KBS 역사드라마 ‘징비록’이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상인들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상인은 “북한도 불황이라 중고 노트북을 찾는 북한 상인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반면 드라마 ‘징비록’을 5회분씩 담은 메모리(USB)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그 수입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역사드라마 ‘정도전’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에는 ‘징비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무역주재원들과 친분이 깊은 한 조선족 인사도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주재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징비록’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특히 왕(선조) 앞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바른말을 하는 주인공 류성룡을 맡은 배우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징비록이나 정도전 같은 드라마는 단순한 역사드라마가 아니라 정치성이 강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이를 몰래 시청하다가 적발되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옛 왕조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정도전’이나 ‘징비록’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민중의 저항의식도 함께 배우게 되면 체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