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모니터 가까이서 보면 근시 된다고? 모르는 소리…

입력 2015-04-04 00:03
흔히 TV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가까이서 보면 근시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속설과 달리 근시는 안구 모양이 다르게 성장하기 때문일 뿐 TV 근접시청과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이 같은 연구를 소개하며 어릴 때 안구 검사로 근시가 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칼라 자드닉 교수팀은 만 6∼11세 사이 다양한 인종의 미국 어린이 4500여명을 상대로 20년간 추적조사를 해 근시 유발 잠재 위험인자 13개 가운데 어느 것이 영향을 미치는 예측 변수에 해당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개 요인 가운데 부모가 모두 근시인 경우를 포함한 8개 요인이 근시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TV·컴퓨터 화면을 가까이서 보는 등 정밀한 작업을 하는 것과 근시와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근시가 될지를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예측변수는 ‘6세 때 눈의 굴절이상도’라고 결론 내렸다. 보통 사람의 안구는 정상 시력이 유지되는 수준에서 성장을 멈추게 되지만, 근시의 경우 안구 성장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돼 길쭉한 모양이 되는데 앞으로 안구가 어떻게 자랄지를 6세 때 눈 검사로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 가운데 자라서 정상 시력을 가지게 된 경우 6세 때 시력이 약간 원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시가 된 조사대상자는 정상 시력인 경우보다 6세 때의 원시 정도가 덜했다.

연구진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취학 연령대의 시력검사 기준을 정하면 어린이들이 자라서 근시가 될지를 예측해 예방 요법 등을 시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드닉 교수는 “100년 넘게 사람들은 책을 가까이 두고 읽는 것 같은 정밀작업들이 근시 요인으로 알고 있었지만, 다량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 이번 조사에서는 연관관계가 없었다”며 “근시가 되는 것은 안구가 지나치게 길게 자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