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으로 시작된 영국 총선…쟁점은, 각 당 입장은...

입력 2015-04-03 23:04
오는 5월 7일 예정된 영국 총선이 2일(현지시간) 북부 샐포드 미디어시티에서 열린 TV 토론회로 본격 막을 올렸다. 2시간 동안 생중계된 TV 토론회에는 현직 총리이자 보수당 대표인 데이비드 캐머런과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니콜라 스터전 등 7명의 정당대표가 모두 참여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다른 후보자를 비판했다.

하원 의원 650명을 선출하기 위한 이번 총선에서는 35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 거대 정당인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 사이에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여론조사 결과 조사 주체에 따라 1위 정당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당 모두 지지율은 32~36% 범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어느 한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군소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 국민건강보험(NHS) 미래, 이민 문제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안정을 내세우며 재집권에 도전하는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은 노동당이 집권할 경우 경제대란이 올 것이라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또 EU가 지나치게 영국에 간섭한다면서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수십년간 이민자가 너무 많이 늘었다”며 이민 제한 정책을 시사했다. 극우성향의 UKIP도 이민 통제를 위해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현 정권이 최악의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받아치며, 캐머런 총리가 추진하는 EU 탈퇴 투표가 영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TV 토론에서도 밀리밴드 당수는 유권자에게 “일하는 사람들을 중심에 둔 영국을 만들겠습니까? 아니면 일하는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는 영국을 만들겠습니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의 공약은 단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며 “그것은 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스터전 SNP 당수는 차분한 목소리로 “의회에서 진보 정치를 위한 동맹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유고브 조사에서 이날 가장 토론을 잘 한 후보 1위(28%)에 올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또 “영국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는 이민자들의 유입”이라며 초지일관 이민자 제한을 외친 패라지 UKIP 당수가 2위를 기록해 뚜렷한 색깔을 갖는 군소정당 대표들이 거대양당보다 눈길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