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직후 안산주민 우울·불면 '늘고'...·삶의질↓"

입력 2015-04-03 17:42
세월호 사고 직후 단원고 인접 3개동 지역주민들이 우울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등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고대안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수면센터 신철 교수팀은 지난해 4월 16일 이후 6월 초까지 안산지역 주민 677명(만56~84세)을 대상으로 세월호 사고 전후 수면상태와 우울정도, 삶의 질 변화를 비교설문 조사했다.

조사대상 중 약 44%는 단원고 인근 고잔동, 와동, 선부동 주민이었으며 약 40%는 그 외 18개동 주민이었다. 나머지 10%가량은 안산 외 경기지역 주민이었다.

조사결과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SF12-Mental)가 사고 한 달 만에 3개동 주민의 경우 53점에서 47점으로 급감했다. 이에 비해 그 외 안산지역 주민(52점)과 경기지역 주민들(52점)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변화는 우울(Beck Depression Inventory)정도와 스트레스(Perceived Stress Scale)정도, 수면의 질(PSQI)에서도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3개동 주민들은 사고 한달이 지난 후 우울정도가 7점에서 9점으로, 스트레스는 16점에서 18점로 올라 악화했으며, 수면의 질은 4.5점에서 5.7점으로 나빠졌다.

같은 항목에서 그 외 안산지역과 경기지역 주민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태가 호전되는 일도 있었다.

특이하게도 사고 한달이 지나면서 3개동 주민들의 우울정도나 스트레스는 예전 상태로 회복됐으나, 그 외 안산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뒤늦게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철 교수는 “세월호 사고의 직접 영향권에 있었던 주요 3개동 주민들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고, 그 외 지역으로는 시간차를 두고 장기적으로 우울이나 불면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