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밴드로 봄날의 환상곡 들려주는 하태임 작가 개인전 서울옥션 강남 4월 10일까지 평면과 입체 30여점

입력 2015-04-03 09:47
통로, Un Passage, 230×230cm, Acrylic on Canvas, 2014
Un Passage, 230×230cm, Acrylic on Canvas, 2014
Une Extension, 76x146x6cm, Stainless steel, 2015
하태임 작가 작업실 전경 사진
‘컬러밴드’들이 연주하는 봄날의 환상곡을 들어보시라. 미풍 같은 경쾌함이 쌓여 이윽고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평면에서 공간으로 보다 완숙해진 입체작업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오방색을 연상시키는 색조와 화사한 감성이 어우러진 컬러밴드를 화면에 옮기고 입체조각으로도 구현하는 하태임 작가의 18번째 개인전 ‘Color Fantasy’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4월 10까지 열린다. 신작 회화 20여점과 조각 10여점 등 총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수많은 색 띠들이 화면 가득 교차하는 감각적인 추상작업을 해왔다. 반투명하거나 덧칠해져 불투명한 색 띠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로 감각에 의해 컬러 환타지(색의 환상곡)를 느낄 수 있다. 반복과 절제의 선긋기를 끊임없이 하면서 때로는 모차르트처럼, 때로는 슈만의 피아노 선율 같은 화음(畵音)을 선사한다.

작가의 그림은 색과 면의 중첩으로 켜켜이 쌓인 ‘미세차원’의 시공간이다. 평면적이지만 다층적 깊이를 만들고 그것이 깊은 하나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지닌 매력 포인트는 균형과 절제에 있다. 오랜 기간 동일 행위의 반복과 수련을 통해 그만의 감각, 우아하면서도 경쾌한 색들의 세계를 화면에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입체작품을 선보인다. 근래 몇 년간 여러 가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낸 입체작업들이다. 평면작업에서 구현한 이미지에 조형성을 더했다. 평면과 입체의 관계를 탐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는 작업이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의 열정이 작품에 오롯이 담겨 있어 더욱 빛난다(02-542-2412).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