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일본이 음덕 쌓아왔다”…담화 내용에 대한 우려 커질 듯

입력 2015-04-02 23:28

종전 70년을 맞이해 일본 정부가 올해 여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를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공헌했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후 70년 담화를 논의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간담회’는 2일 총리관저에서 세 번째 회의를 열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 개발 원조(ODA)를 비롯해 일본이 전후 국제사회에 공헌한 것을 외국에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음덕을 쌓아왔다. 대외공헌이 외국에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 구성원들도 이날 일본이 전후 국제 사회에 이바지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을 다수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나카 아키히코(田中明彦) 일본국제협력기구 이사장과 외교평론가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씨가 전후 일본의 국제 협력을 주제로 설명하기도 했다.

간담회의 좌장인 니시무로 다이조(西室泰三) 닛폰유세이(日本郵政)은 회의가 끝난 뒤 “전후 70년 일본은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공헌해왔다는 공통 인식을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 사죄’ 등 무라야마(村山)담화의 핵심 표현을 반영할지 명확히 밝히지 않는 가운데 전후 일본의 공헌에 초점을 맞추는 듯한 논의가 이어지는 것은 담화 내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전후 70년 담화에 전쟁에 대한 반성, 전후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와 공헌, 앞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 등 핵심 표현을 빼는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