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9] 선한 일을 위해 협력한 아이돌과 팬 보기 좋네요… 희귀병 대환이의 꿈

입력 2015-04-03 00:30
빅스가 대환군의 병실을 찾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대환군 어머님 트위터 캡처
빅스의 열혈팬인 대환군이 병실에서 빅스 방송을 보고 있는 모습.
빅스 팬들이 대환군을 돕자며 올린 게시글.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대단히 특별하고 감동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과 팬 사이가 그렇습니다. 연예인의 손짓, 말 한마디가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하니 말입니다.

6인조 남성 아이돌그룹 ‘빅스’와 그 팬클럽이 희귀병을 앓는 팬에게 베푼 선행이 교회누나의 가슴을 찌릿찌릿하게 하네요. 그들에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이었지만 팬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겁니다. 삶의 희망도 다시 찾을 수 있었을 테고요.

‘근이 영양증’을 앓는 고대환군은 최근 빅스의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침대에만 누워있어야 하는 대환군이 공연장에 갈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대환군은 빅스가 병실에 방문하는 깜짝 선물까지 받았습니다. 대환군은 “꿈을 이룬 날”이라며 기뻐했습니다.

대환군과 빅스와의 만남은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에서 시작됐습니다. 어머니 이민정씨는 트위터에 빅스의 팬인 아들이 콘서트에 구경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연을 올렸습니다.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다 굳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은 침대를 벗어나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환군이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빅스 때문이었다네요. 아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엄마는 얼토당토 않은 꿈을 품었습니다. ‘그래, 대환이에게 빅스 콘서트를 보여주자.’

대환군이 콘서트를 보려면 높고 안전한 침대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공연장에 이런 시설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엄마는 절실한 마음을 담아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대환이가 콘서트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대환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팬들에게 알려졌고 팬들은 십시일반 기부를 하기 시작한 겁니다. 후원금은 금방 모였다고 하네요. 무려 43개의 팬페이지가 도움을 줬다네요.

대환군의 소식은 소속사에까지 전달됐습니다. 대환군은 최근 콘서트를 보고 왔습니다. 엄마는 트위터에 “여러분의 도움으로 콘서트 관람 잘 하고 우리 대환이가 행복해졌습니다”라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며칠 뒤 빅스 멤버 전원이 대환이의 병실에 깜짝 방문하기도 했답니다.

긴 투병에 모자는 무척 외로웠을 겁니다. 하지만 작은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모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달궜네요.

대환이 엄마는 팬들이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벗고 나설 즈음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트위터를 켜면 나오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네요. 저희 대환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은 힘이 흩어져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이면 참 어마어마합니다. 따뜻한 격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선한 일을 위해서 고민하고 힘을 합친 아이돌 팬들의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