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3년 된 남자친구가 마침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달 31일 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이들 동안 10만 조회를 기록하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글쓴이가 청각장애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제일 친한 친구가 사고로 청력을 잃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친구는 당시 사고로 청각장애 3등급 판정을 받아 수화를 배우게 되었는데 글쓴이도 그때 친구와 같이 수화를 배우게 됐다.
수화를 배운 지 3개월이 지날 무렵 같은 청각장애를 가진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글쓴이더러 말도 할 줄 알고 들을 수도 있는데 왜 수화수업을 듣느냐고 물었던 것.
수화로 얘기 했는데 알고 보니 당시 열 아홉 살이라는 이 남자 역시 1년 전 사고로 소리를 잃고 청각장애2급 판정을 받고 수화를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친구와 그 남자랑 같이 수업 후 밥도 먹고 어울리게 되었다.
그러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힘들었던 그 친구는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이후에 그 남자와 둘이서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가 불쑥 사귀자는 말을 꺼냈고, 평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글쓴이 역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게 됐다.
글쓴이가 글을 쓴 목적은 지금까지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다음 이야기다.
몇 주전 남자친구가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는데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원래 실패 가능성이 큰 수술이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심을 했는데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
글쓴이는 수술 후 남자친구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고맙다고 안아줄 때 정말 행복했다며 “이렇게 쭉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글을 끝맺었다.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이쁘네요” “저도 청각장애인인데 용기가 납니다” “쉽지 않은 선택 대단합니다” “너무 예쁜사랑 눈물이 납니다” 등의 반응를 보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청각장애인 남친과 사귄지 3 년… 기적같이 ´소리´를 찾았답니다
입력 2015-04-03 02:30 수정 2015-04-03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