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새벽 케냐 북동부에 있는 가리사 대학 캠퍼스에 복면을 한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CNN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무장괴한들은 이날 오전 5시쯤 가리사 대학에 침입해 폭발물을 터트린 뒤 보안요원들과 수 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였다. 이후 교수와 학생들을 인질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괴한들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최소 1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케냐 경찰은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케냐 국립재난관리센터는 29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고 그 중 4명은 위독하다고 전했다. 케냐 경찰과 군 병력은 이 대학 건물들을 포위하고 있다.
찰스 키뉴아 경찰 지휘관은 “무장괴한들은 이슬람 아침 기도가 끝난 직후에 학교를 급습했으며 도망치는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캠퍼스를 무사히 탈출한 300여명의 학생들은 인근 군부대로 대피했다.
사건 당시 학교를 탈출한 학생 어거스틴 아랑가는 “(기숙사에서) 총소리에 일어나보니 주변 모든 학생들이 필사적으로 숨을 곳을 찾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른 목격자인 니예리 마이나는 “3명의 무장괴한이 소총과 수류탄을 들고 기숙사에 진입했으며 사격 개시 전에 아랍어와 스와힐리어로 ‘모두 엎드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무장 괴한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말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알샤바브의 소행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알샤바브는 과거에도 케냐 곳곳에서 공격을 벌여왔다. 케냐가 알샤바브 소탕을 위해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과 함께 자국군을 소말리아로 보내자 이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최근 공언해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케냐 대학서 무장괴한 총격 뒤 인질극…2명 사망
입력 2015-04-02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