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야구팬 김승애(28·직장인)씨는 1일 오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았다. 김씨가 kt 구단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모바일 입장권이 떴고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입장했다. 들어서자마 스마트폰에는 경기장 안내도가 떴고 김씨의 좌석을 알려줬다. 좌석으로 가는 길에 매점에서 포장돼 있는 음식을 찾았다. 김씨는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앱을 통해 미리 음식을 주문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경기 외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SK 와이번스와 새로 1군 리그에 합류한 kt 등 이른바 ‘이동통신구단’이 그 주인공이다. 두 구단은 홈구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야구 관계자는 2일 “팬들에게 구장 이용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구단 수익으로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SK, 구장에 ICT를 담다=시즌을 앞두고 구단 공식 앱을 출시했다. kt는 위잽, SK는 플레이 위드다. 기존 구단들의 앱이 경기 일정과 선수 정보 등 기초적인 서비스를 했다면 두 구단의 앱은 티켓 예매, 좌석 안내, 음식 주문을 비롯한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근거리통신기술(Beacon·비콘),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최신 ICT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콘이다. 반경 50~70m 내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본 개념이다. 국내 경기장에 비콘 수신기를 장착해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단은 kt와 SK가 처음이다.
kt와 SK의 앱을 설치한 관중이 kt 위즈파크나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 들어서면 비콘 수신기는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다. 사용자가 이동할 때마다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알려주고 쿠폰도 준다. 3차원 맵 기술을 활용해 좌석으로 안내도 한다. 두 구단은 좌석으로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모바일 티켓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운영체제가 안드로이드인 스마트폰은 NFC, iOS를 쓰는 애플은 바코드를 대기만 하면 입장할 수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로 재정자립도 높인다=kt와 SK는 ICT 활용 서비스가 구단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임에도 모기업 지원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쓸 돈은 많은데 벌어들일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수익원은 중계권료와 입장료다. 구장 편의시설 운영권과 유니폼 등 구단 용품 판매 수익이 있지만 미미하다.
kt와 SK는 ICT로 경기장 이용 편의를 높이면 관중이 늘고 이는 입장료와 유니폼 등 부가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kt는 색다른 시도도 하고 있다. 티켓링크 등을 거치지 않고 위잽으로 경기장 입장권을 팔고 있는데 이를 빅 데이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위잽에서 판매된 입장권을 통해 관중들의 좌석 선호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활용해 마케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기획] 이동통신 프로야구 구단들 구장에 ICT 기술 접목
입력 2015-04-02 16:59